많은 회사들이 안면인식 지불장치부터 전자동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컨셉들을 실험해보기 위해 중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붐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나라 소비자들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빠르고 완전하게 생활 속에서 온라인을(디지털) 경험하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해 1조 달러를 넘어 치솟고 있다. 이곳에서 식료품점은 한 시간 안에 물건을 집으로 배달해줄 수 있으며, 길거리 상인들도 현금보다 전자 화폐를 선호한다.
중국의 몰과 상점 수는 미국에 비해 적지만, 점점 더 소비자들이 쇼핑보다는 경험을 위해 밖에서 시간을 보내길 원하면서 두 나라 모두에서 매출은 침체되고 있다.
이머커스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매출 규모를 앞지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보유한 인터넷 공룡 기업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Ltd.)는 지난 해 중국 내 대형 수퍼마켓 체인과 백화점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는 데 60억 달러를 지출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시니어 인터넷 애널리스트 Vey-Sern Ling씨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어디에서 교핑을 하든 지 “소비자들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통제”하는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게 되면 그들의 사업을 800만 인터넷 사용자를 넘어 사실상 중국의 모든 인구에게로 넓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Ling 씨는 말했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중국의 소비자들에 힘입어, 알리바바, 텐센트(Tencent Holdings Ltd.), 그 외 투자자들을 확보한 스타트업들은 베타 테스트에 머무르고 있거나 프라이버시 문제를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그들의 기술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여기 7가지 주목할 만한 컨셉과 형식을 소개한다.
① Smile to Pay (안면인식 지불 시스템)
항저우의 한 레스토랑은 ‘스마일투페이(Smile to Pay)’이라고 불리우는 시스템을 실험 중이다. 이 시스템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지불 사업부인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Ant Financial Services Group)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8,000여개의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고 있는 염차이나홀딩스(Yum China Holdings Inc.)는 젋은 고속득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KPRO라는 프랜차이즈를 열었다. KPRO는 신선한 샐러드나 파니니 같은 건강한 식사를 제공한다. 식당의 고객들이 안면 인식을 위한 3D 카메라가 달린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넣으면, 수집된 생체 정보들이 앤트의 서버에 있는 정보와 매칭을 거쳐 고객 정보가 인식된다. 사용자들은 보안 강화를 위해 그들의 휴대폰 전화 번호를 입력한다. 회사는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 대에 길게 늘어선 줄을 줄일 수 있는 번개처럼 빠른 시스템을 자랑한다.
중국은 안면 인식과 다른 생체 정보 시스템 도입에 있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 Ling 씨에 따르면 “이제 중국에서는 한 번의 오류도 없이 기술을 실현시키는 게 관건”이라며 “반면 중국 외 지역에서는 프라이버시 문제로 점점 더 저항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 The Return of the Automat (자동화의 귀환)
찹쌀 만두로 유명한 저장성 지방의 레스토랑 체인 우팡자이(Wufangzhai)에서는 푸우유안(주: 종업원)이 눈에 띄게 드물다. 식당 고객 스스로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우팡자이는 항저우에 있는 8개의 모든 직영 매장에 알리바바 기술을 도입했다. 식당 고객들은 자신의 휴대폰 또는 레스토랑 입구의 스크린을 통해 음식 주문을 넣고, 주방과 연결된 개인 라커에서 주문한 음식을 찾는다. 음식이 준비되면 고객은 휴대폰으로 라커 번호에 대한 알람을 받는다. 그리고 그 작은 라커 공간은 손님이 접근하면 찰칵 소리를 내며 열린다. 음료는 냉장고처럼 생긴 자동판매기에서 나오는데, 휴대폰으로 문에 있는 QR코드를 스캐닝하면 문이 열린다. 고객이 문을 닫으면 어플리케이션이 음료에 부착된 RFID태그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요금을 고객에게 부과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항상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태그는 병에서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우팡자이의 수익은 지난해 초에 비해 30% 늘어난 반면, 직원 인건비는 줄었다.
③ Boxed In (자동화된 공간박스)
광저우의 스타트업 빙고박스(BingoBox)는 300여개의 전 자동 편의점 네트워크를 세웠다. 유리로 만들어진 박스는 세븐일레븐(7-Eleven)의 절반 가량의 면적에 비슷한 정도의 상품 구색을 갖췄다. 상품들에는 RFID태그가 부착되어 있다. 손님이 위챗(WeChat) 앱으로 상점 앞에 있는 QR코드를 스캐닝하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고른 물건들은 카운터로 연결되며, RFID 리더가 즉각적으로 그리고 꽤 정확하게 상품을 읽어낸다. 손님은 휴대폰을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다. 출입문 근처의 스캐너는 손님이 결제한 물건만 가져갈 수 있도록 감시한다. 빙고박스는 2016년 설립된 이래 지지비캐피탈(GGV Capital), 포선캐피탈(Fosun Capital)과 같은 투자회사들로부터 1억 달러를 투자 받았다.
④ Try Before You Buy (구입하기 전에 경험하라)
알리바바는 한국 브랜드 ‘이니스프리(Innisfree)’를 판매하는 항저우의 상점에도 들어갔다. 이 상점은 증강 현실 기술을 접목한“매직” 거울을 보여주는데, 손님들이 가상으로 립스틱이나 아이섀도의 컬러들을 사용해볼 수 있게 해준다. 손님이 거울 옆에 부착된 마술 지팡이를 얼굴에 대고 흔들면, 거울이 손님 피부의 건조함 정도, 안색, 주름 등을 읽어들여서 추천 제품을 보여준다. 손님이 스마트 선반에 있는 제품 중 하나를 집어 들면, 가까이 있는 스크린에 제품 정보를 보여준다.
⑤ Let a Million Influencers Bloom (수백만 인플루언서의 시대)
중국의 인플루언서는 카일리 제너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에 비해 몇 광년은 앞서 있다. 수천만명에 이르는 인플루언서들은 온라인 상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옷이나 화장품 라인을 만들거나, 몇몇은 와인, 자동차와 같은 고가 제품들을 팬들에게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리서치펌인 IiMedia에 따르면 그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3억 9,800만명에 이르는 라이브스트리밍 앱의 구독자들 덕분이다. 사용자가 1억명에 이르는 이커머스/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리틀레드북(Little Red Book), 1억 5,000명이 가입된 동영상공유플랫폼 ‘메이투(Meitu)’도 그런 앱들 중 하나다. 이들 앱의 성공에 힘입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2016년초에 입점 회사들을 대상으로 라이브스트리닝 서비스를 추가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모델 Zhang Dayi 씨는 2016년에 2시간짜리 생중계 영상을 통해 2,000만 위안(미화 약 290만 달러) 가량의 의류를 팔아 치웠다. 미국의 인플루언서들이 기존 브랜드들과 손을 잡고 돈을 받는 대신, Zhang 씨와 그녀의 동료들은 자신의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직접 디자인하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산업 분야 조사 업체인 CBNData에 따르면 중국의 인플루언서 시장은 지난해 약 17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⑥ A Car Vending Machine (자동차 자동판매기)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광저우에서는 지난 3월 자동차 쇼핑이 훨씬 쉬워졌다. 자동차 딜러를 찾아다니면 자동차 모델을 시승해보는 대신, 온라인에서 시승 일정을 예약할 수 있다. 그리고나서 알리바바가 만든 대관람차 모양의 자동판매기로 가서 원하는 자동차를 고른다. 자동판매기는 BMW, 포드, 볼보와 같은 자동차 모델의 차량 30대를 보유하고 있다. 3일동안 시승해보는 비용은 200~300위안(미화 50달러 미만) 정도인데, 많게는 수천 위안의 보증금이 추가된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그들은 중국 전역의 도시들에 수십 대의 판매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⑦ Factory Brands (공장 브랜드)
10여년간 지속된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베이징과 상하이의 짝퉁 시장들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얀수안(Yanxuan)-중국어로 ‘까다롭게 선별한 제품’이라는 의미- 이라고 불리우는 쇼핑앱의 인기로 보건대, 복제품을 원하는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앱은 이불에서부터 백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갖춘 시장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무지(Muji), 나인웨스트(Nine West), 기타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중국 공장들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버겐스탁 공장에서 생산한 샌들 한 켤레가 약 60위안(미화 약 8.7달러)인데, 비슷한 스타일의 오리지널 브랜드 제품의 가격은 100달러다.
넷이즈(NetEase Inc.)가 소유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는 외국 브랜드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류신발협회(American Apparel & Footwear Association) 측은 “메이저 브랜드와‘같은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나쁜 기업임을 보여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넷이즈의 대변인 Zhu Yanying 씨는 “특정 브랜드를 공급하는 업체라고 명시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제조사의 제품이라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By Rachel Chang
원문보기: https://www.bloomberg.com/news/features/2018-10-18/china-is-the-world-s-retail-labora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