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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원한다면, 건물 소독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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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순환을 늘리면 몸에 좋은 유익균들을 퍼뜨릴 수 있다. 사람들의 건강과 생산성을 높이려면 미생물군집(microbiome)을 키워라.

4년전 건축학 박사 과정에 있는 한 학생이 자신의 논문 주제를 도와 달라며 루크 렁 씨를 찾아 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를 비롯해 다수의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렁 씨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천국은 과연 무엇인가?”

렁 씨는 “그 학생이 수많은 조사를 진행한 끝에, 이슬람, 불교, 기독교 등 종교를 막론하고 천국에는 항상 정원과 흐르는 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렁 씨는 SOM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이라는 거대 건축설계 회사에서 지속가능한 건축 설계 스튜디오 디렉터를 맡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일 천국이 그런 곳이라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정확히 어떤 곳이죠?”

서구 사회에서 인간은 90%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한다. 평균적인 미국인은 이보다 많은 93%를 건물이나 차 안에서 보낸다. 수년동안 과학자들은 인간이 외부 환경과 단절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 알레르기 질환, 천식, 우울, 과민성장증후군, 비만 등의 만성 건강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왜 건물들이, 심지어 가급적 무균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건물들마저,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감염 질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렁 씨는 “중국에서 7,300건 이상의 바이러스 감염 사례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는데, 이 중 몇 건이나  야외에서 감염되었을까요?”라고 물었다. “정답은 단 2건입니다.” ‘흑인의 삶은 소중하다’ 시위 운동 초기, 미네아폴리스 집회 참가자에 대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야외 전파 활동을 조사했다. 집회 참여야 말로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하고, 소리지르고, 구호를 외치는 등 바이러스가 이 사람 저 사람으로 옮겨 가기 쉬운 환경이었지만,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쓴 상황에서는 야외 전파 사례가 매우 드물었다. 총 1만 3,000명의 집회 참가자를 조사했을 때 1.8%만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렁 씨는 “자연과 동떨어진” 건물 디자인이 만성 질환들과 최근 판데믹 확산의 부분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상대적으로 실내 공기가 정체되어 있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된다. 온도, 습도, 실내 공기 오염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잘 논의되지 않았던 다른 이슈도 있다. 미생물군집, 마이크로바이옴이다. 건축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 수천억 종의 미생물을 아우른다.

15년전 까지만 해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과학자는 극히 드물었다. 소수의 건축가, 설계자, 엔지니어들만이 실내 미생물체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2001년 탄저병 테러 이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치명적인 박테리아가 들어있는 편지가 국회의원들과 몇몇 사무실에 우편 발송됐고, 이로 인해 17명 이상이 감염됐고 5명이 사망했다. 알프레도 P. 슬로안재단의 전문가들은 생물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해 건물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체에 대해 사실상 인류가 알고 있는 것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재단은 수백만 달러를 관련 연구에 쏟아 부었다. 곧 과학자들은 빠르게 진화하는 실내 미생물체 집단에 대해 방대한 양의 생물학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실외 미생물체 군집의 경우 수 백 만년에 걸쳐 인류와 함께 진화한 유익균 종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비해, 실내 미생물체 군집은 이와는 완전히 달랐다.

글로벌 판데믹 상황이 심화되면서 이 분야 연구자들에 대한 수요는 갑작스럽게 치솟았다. 오레곤대학 생물학및건축환경센터 디렉터인 케빈 반 덴 멜렌베르그 씨는 “이미 스케줄이 꽉 차 있다”고 말한다. 그는 보통 1주일에 2-3건 정도의 자문 요청을 받았지만, 요즘에는 건강한 건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 요청이 하루에 20건 정도로 쇄도하고 있다. “병원에서부터 상업용 건물 소유주들에 이르기까지, 요양원에서부터 학교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이발소를 운영하는 친구조차 고객들의 머리카락을 날려 없애야 하는 지 말아야 하는 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건물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떻게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느냐일 것이다.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의 질문도 있다. 어떻게 하면 실내 미생물체 군집을 인체에 해롭지 않도록 개선시킬 수 있을까? 농부가 밭에서 곡식을 경작하듯, 인간이 건물 안에서 유익한 미생물을 키워내는 것이 가능할까? 멜렌베르그 씨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미래의 빌딩 관리자들과 설계자들이 미생물군집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낼 것이라고 믿어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용어는 보통 인체의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체들의 집단을 일컫는다. 우리 몸 속의 미생물들은 면역 시스템과 대사 작용, 기분 조절 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 호르몬, 화학물질을 생성하도록 돕는다. 보통 미생물 세포는 인간의 DNA만큼이나 숫자가 많으며, 모두 합쳐서 2파운드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최근 수십년 동안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잘못된 식습관, 제왕절개수술 증가, 과도한 항생제 및 소독제 사용, 동물이나 생태계에 존재하는 유익균과의 접촉 감소 등으로 인해 변화되어 왔다. 2015년 한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야노마미 부족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미국인에 비해 2배 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물도 미생물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롭 던 생물학 교수는 2018년 그의 책 『Never Home Alone』에서 “숨을 깊이 들이 마쉬면 산소가 폐포 속으로 들어오는데, 이 때 동시에 수 백개에서 수 천개에 이르는 미생물체가 함께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당신이 자리에 앉는다고 상상해보라.  어디에 앉든 수천 종의 미생물들이 둥둥 떠다니고 튀어 오르며 마치 곡예를 하는 듯 당신 주위를 에워쌀 것이다.”

전 지구 상의 조류나 포유류에 비해 월등히 많은 종의 박테리아가 집 안에서 발견된다. 2015년 연구자들은 실내 공기가 거의 같은 비율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대부분 모든 바이러스는 유해하고, 일부만이 유익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많은 수의 미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고, 베개에서부터 칫솔에 이르기까지 거의 집안 모든 장소에 존재하게 된다. 이들은 심지어 식기세척기나 샤워헤드, 오븐, 냉장고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서식한다.

이들 대부분은 인체에서 나왔고 인간의 각질 같은 것을 먹고 살 확률이 높다. 만화 영화 피넛츠에 나오는 돼지우리를 연상하듯, 인간은 시간 당 3,700만개의 박테리아와 800만개의 곰팡이 입자를 뿜어낸다. 만화 영화와 차이가 있다면 인간이 뿜어내는 미생물체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내에서는 이 미생물체들을 측정해낼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손님이 호텔 룸 하나를 자신의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바꾸는 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같은 방에 머물렀던 다른 손님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미생물체들을 내뿜는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퍼져 나가는 지를 그려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재채기는 한 번에 미생물 덩어리가 들어 있는 3만 개의 침방울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 침방울은 시속 200마일의 속도로 공기 중을 유영한다. 기침은 약 3,000개의 침방울을 내보내고, 이 침방울의 이동 속도는 시속 50마일에 이른다. 단순한 날숨도 50에서 5,000개의 침방울을 내보낸다. 우리는 이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호흡만으로 분당 33개의 바이러스 입자를 내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재채기는 이 숫자를 2억개까지 늘린다. 한편 200~300개의 코로나바이러스 입자만 있어도 충분히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야외에서는 인간이 배출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체들이 빠르게 흩어져 희석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가 있다면 이는 분명 좋은 일이다. 버지니아공대의 도시환경공학 교수이자 감염성 질환 전파에 대한 전문가인 린지 마르 교수는 “실외에서는 공기 중에 어떤 바이러스가 유입되든 빠르게 희석되고, 바람의 흐름 덕분에 신속히 이동해 무한의 공간으로 퍼져 나간다”며 “마치 잉크 한 방울을 바다에 떨어뜨리느냐, 컵에 떨어뜨리냐와 같은 차이”라고 설명했다.

 햇빛 역시 바이러스를 5분만에 –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8분 만에 – 불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 국토안전부의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실내에서 수 시간 동안 생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바이러스를 만나게 되면 락스를 꺼내서 당장 제거하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살균제를 들이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봄 뉴욕시는 매일 이른 아침 모든 기차를 소독하기 위해 사상 최초로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의 잭 길버트 교수는 “매일 지하철을 소독했더라도 소독제가 날아가버리고 나면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사람이 기차의 표면에 접촉했더라면, 4시간에 걸친 소독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환경을 멸균시키려는 시도로 인해 인간에게 유익하고 중요한 박테리아마저 죽여 없앤다는 데 있다. 결과적으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와 같이 더 위험한 균의 생존을 촉진시키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혁신센터의 설립 이사인 롭 나이트 씨는 “심각하게 우려되는 일”이라며 “자연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박테리아를 과도하게 제거하면 훨씬 더 없애기 어려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에게 안락한 집을 제공해 주는 셈”이라고 말한다.

어떠한 화학물질도 모든 생물체를 제거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무엇이든 남는 것은 종종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생물학자들은 실내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 지를 관찰하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을 소독했다. 모든 음식과 장비는 NASA에서 특수 고안한 형태로 멸균처리됐다. 하지만 연구 결과 정거장 내부의 사실상 모든 곳에서 미생물이 발견됐다. 대부분은 인간에서 유래됐다. 가장 흔한 종류는 배설물, 끈적이는 발, 겨드랑이 등과 관련이 있는 박테리아였다. 아마도 이것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체취가 뒤섞인 냄새가 나는 이유일 것이다.     

지구에서는 적절한 위생을 통해 해로운 병인에 대한 노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핵무기’를 개발했다. 비누와 물로 충분한데도 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수년동안 항균제가 거의 모든 것에 첨가됐다. 벽지, 수세미, 속옷, 심지어 립글로스에 조차도. 이제 인류는 더욱 더 극단적인 방법을 시도하려 한다.

공기 중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에서 몇몇 빌딩 관리자들은 ‘양극성 이온화’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장비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때로는 폐에 해로운 오존 가스를 생성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항균제를 사용해서 공공장소 또는 사무실 곳곳을 닦아내거나 항균 물질로 표면을 덮어 씌우곤 하지만, 우리는 엄청난 양의 독성 화학 물질을 삶의 현장 곳곳에 살포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동시에 해로운 수퍼 박테리아의 진화를 돕고 있는 것이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엔지니어링 교수인 에릭 하트만 씨는 실내 미생물 및 화학물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하트만 교수는 “같은 항균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면 할수록, 미생물들이 항균제에 내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균들이 항균제에 내성을 일으키면 문제가 된다.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를 잃게 되기 때문”이라며 “만일 균들이 환자 치료에 중요한 항생제에 내성을 키운다면 지금도 가용한 항생제가 얼마되지 않는 상황에서 훨씬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미 그 두 가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관찰되고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유해균과 함께 유익균까지 모두 쓸어내 버리게 되면 만성 건강 문제들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종종 인용되는 1998년 연구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경계인 카렐리아 지역에서 청결성과 질환과의 관계를 실험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유사한 유전 형질을 공유하고 있는데, 더 부유하고 청결한 지역에 사는 핀란드 주민들은 러시아 주민에 비해 감염 문제를 겪게 될 확률이 무려 13배나 높았다. 러시아 주민들은 시골에 살고, 동물을 기르며, 자신들의 정원을 가꾸며 살았다.

판데믹 시대에 균을 박멸하려는 인류의 시도는 이미 형성된 어른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가 면역체계를 훈련시키기 위해 다양한 종의 미생물에 노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이트 씨는 “아직까지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더 많은 면역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SOM의 렁 씨는 펜데믹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건물의 생물학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설명할 때는 조심스러웠다. “‘미생물에 대해서 얘기해봅시다’라고 했다가는 당장 나가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라며 “고객들에게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자연 유래 자재를 사용하고 햇빛이 잘 들게 하는 것 외에도, 건강한 건물을 위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병을 일으키는 오염원을 제거해주는 필터에 대해 열성적으로 설명했지만, 양극성 이온화 기술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공기를 오랜 시간 동안 멸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공기 순환 장치를 통해 외부 공기를 실내에 유입시켜 실내 공기 속에 풍부하고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그가 중국 선전에 건설하고 있는 31층짜리 ‘위뱅크’ 빌딩은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빌딩은 발코니에 심겨진 식물들을 통해 외부 공기를 끌어 모으도록 설계됐다. 이 공기는 필터를 거쳐 건물 내부로 유입된다. 렁 씨는 먼저 실외 공기 속 오염원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밤에 공기문을 열기도 한다”며 “낮동안은 사람들이 에어컨을 켜서 환기가 어려우므로, 그들이 집에 돌아간 뒤에 건물을 다시 외부 미생물로 채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환기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우주선과 같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공간일수록 더욱 그렇다. 원활한 공기 흐름과 여과 시스템은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실내 공기 속에 존재하는 여러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환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낮 시간 대에 외부 공기가 유입돼 건물 안에 갇히게 되면 오염 물질의 농도가 10배 이상 증가해 바깥 공기보다 훨씬 더 공기질이 나빠질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았을 때, 좋은 공기 질은 직원 1인당 연간 생산성을 높여 6,500-7,500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버드대학의 조셉 앨런과 존 매콤버 교수는 자신들의 저서 『Healthy Buildings』에서 신선한 공기가 뇌를 깨워 명료한 상태를 유지시킴으로써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40개 건물에 근무하는 3,0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조사한 결과, 병가의 57%가 나쁜 공기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과 매콤버 교수는 미국 학교의 90%가 최소 환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이 기준마저 이상적인 기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런던, LA, 뭄바이와 같은 도시에서는 실외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기 전에 충분한 여과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의 유익한 미생물들이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좀더 깨끗하고 녹음이 우거진 지역에서는 단순히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멜렌베르그 씨의 동료이자 건축환경건강연구소의 연구 조교수인 마크 프레츠 씨는 “항생제를 복용했다면 요거트를 먹어서 유산균을 다시 활성화하라”며 “건축물의 경우는 요거트가 바로 창문을 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포틀랜드 오레 지방의 한 병원에서 진행된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창문을 열었을 때 방 안에 훨씬 더 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존재했고,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에 노출될 위험은 유의미하게 낮았다. 실내에서 화분에 식물을 키우는 것도 실내 미생물이 자랄 수 있도록 돕지만,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건강한 빌딩을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많은 사무실 근로자들이 겨울철 건조한 공기와 과도한 난방으로 고생한다. 렁 씨는 “우리가 건설한 미국 내 상업용 건물들은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판데믹이 겨울에 더 심각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 중 습도는 인간의 면역 체계를 더 잘 작동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공기 중의 바이러스 입자가 더 빨리 사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바이러스 입자는 건조한 공기 속에서 습도가 40% 더 높은 건물에서 보다 6배 오래 살아남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건물 환경을 바꾼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그동안 대학의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공기 필터, 건물 표면, 오수, 실내 공기 등에 적용될 수 있는 미생물 센서를 개발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멜렌베르그 씨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은 반복적으로 표본을 수집해서 연구소로 보내는 고된 절차를 거듭하고 있지만 말이다.  

길버트 교수는 미생물을 통해 건강한 빌딩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미생물학을 배웠고, 토양과 식물, 해양 시스템과 관련해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처음 슬로안재단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들었을 때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길버트 교수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며 “건축물에게 미생물학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여기에 뛰어들게 됐다. 다른 사람이라고 왜 관심이 없겠나”라고 반문했다.

2012년 겨울, 그는 슬로안재단의 프로그램 이사인 파올라 올시위스키 씨를 만날 일이 있었다. 당시 그는 시카고대학의 교수였고, 마침 회의가 끝났을 무렵 거리에 눈보라가 몰아쳤다. 그는 그녀를 호텔까지 차로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눈보라 때문에 호텔까지 무려 2시간 반이나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그녀는 그에게 확신을 심어줬다고 회상했다.  

현재 길버트 교수는 인간과 환경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선봉장에 서 있다. 2016년 길버트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마이크로바이옴 표본을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기도 했다. 판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 그는 연구 방향을 바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에 매진했다. 나이트 씨의 연구실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한 프로젝트는 바이러스가 병원에서 어떻게 이동하는 지, 어디에서 주로 서식하는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지 여부 등을 추적하는 것이다.

길버트 교수는 또 다른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캘리포니아의 병원에서 진행되는 연구로, 인체에 무해한 바실루스 균을 의료시설 내에 서식하도록 했을 때 다제내성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병균을 줄일 수 있는 지를 보는 것이다. 길버트 교수는 “만일 멸균된 표면에 바이러스가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는 그곳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곳에 이미 바실루스 균이 살고 있다면, 바실루스 균은 새로운 바이러스와 싸워 바이러스를 표면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연구가 과거에 진행됐었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금 길버트 교수의 연구는 보다 철저하고 엄격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청소용품에 박테리아를 추가하는 방식은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1940년대부터 덴마크 회사 노보자임스는 오수를 정화해주는 환경용 미생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엑손 발데즈호의 기름 유출 사건 때 회사는 미국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노보자임스는 가정용 오수 정화조, 식당의 하수도 장치, 애완동물이 만든 얼룩 등등을 제거할 수 있는 미생물들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버지니아공원의 야외 바베큐장과 플로리다의 한 식당 부엌에서 발견한 기름기 및 냄새 제거 박테리아였다.

오늘날 노보자임스의 가치는 160억 달러에 이르고, 십여 개의 홈케어 브랜드에 미생물들이 핵심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패니 아줌마(Aunt Fannie’s)’ 브랜드의 유산균을 이용한 다목적 클리너(Microcosmic Probiotic-Powered Multi-Surface Cleanser)와 유산균 세정제(Counter Culture Probiotic Cleaning Tonic)이다. 브랜드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40억년동안 자연이 해 온 방식대로 세정”한다. 제품에 들어있는 미생물들은 먼지, 각질, 유기물 등을 먹어 치우고, 표면에 난 균열이나 틈 속에 살고 있는 물질들을 분해시킨다. 지난 해에는 레킷벤키저 역시 ‘베오’라는 유산균 세정제를 출시했다. 회사는 “가정 내 마이크로바이옴이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제품을 홍보한다.

과학자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유익한 외부 미생물들을 도시의 집으로 옮겨 염증성 질환을 줄일 수 있는 지를 연구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도어매트에 30그램의 숲속 흙을 뿌려서 도시 거주자들이 도어매트를 밟고 집 안으로 들어와 외부 미생물을 들여올 수 있도록 했다. 6개월의 실험 기간 동안 실내 공기는 많은 외부 미생물들을 함유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다음 단계로 숲속 흙을 담은 도어매트가 영유아의 면역시스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를 보는 대규모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외 미생물들이 정말 유익한지, 얼마나 많은 양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좋은 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가정용 및 사업장용 박테리아 스프레이를 판매하고 있다. 벨기에의 테이크에어는 흙이나 바닷물에서 유래한 미생물들을 흩뿌리는 “공기 강화제”가 “건물 입주자들에게 100% 자연에서 유래한 안전한 생물학적 환경”을 제공한다고 광고한다. 벨기에의 헬스클럽 체인과 앤트워프의 건설회사들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이 분야의 또 다른 선두주자는 이스라엘의 베터에어이다. 그들은 “세계 최초로 오가닉 공기와 표면 유산균”을 판매한다. 이 미생물 분무기는 400달러에 판매된다.

이 기술이 보다 많은 근거를 확보하고 더 널리 사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길버트 교수는 “물론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바실루스 균을 살포해서 인간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6월의 어느 화요일 오후, 렁 씨의 전화벨이 울렸을 때 그는 18세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유산균 공기 강화제에 대해서 물어보자, 그는 웃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인간의 모습이다. 건물을 살균할 때는 언제고, 이제 다시 그것들을 뿌려 대고 있다.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어쩌면 판데믹은 인류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토양, 식물,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킴으로써 “지난 200년간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일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과학 저널리스트 에밀리 앤데스의 저서 『The Great Indoors』에 따르면 앞으로 40년 동안 인간의 실내 활동량은 전세계적으로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사업주와 건물 관리자들은 더욱 열심히 건물을 소독할 것이고, 어쩌면 인류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도 모른다.

동시에 기후 위기는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홍수, 산불, 인간이 만든 재앙들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문제들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유익균들을 없애 버림으로써 인류를 새로운 질환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렁 씨는 이미 도시의 공기에는 유익한 자연 박테리아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겨울에 나뭇잎이 사라져버리고 나면 도시 공기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뭔지 아나요?”라고 묻더니 “동물 배설물에서 나온 미생물들”이라고 말했다.

판데믹은 실내 활동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물리적으로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도 바꾸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비록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깔끔떨거나, 정크푸드를 더 많이 먹거나, 더 많은 술을 마시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항생제 처방률은 눈에 띄게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로 코로나바이러스와 무관한 질병이 감소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서로 어울리면서 미생물들을 교환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피해 실내로 숨을 필요가 없는 곳에 사는 운 좋은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이전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고 있을 것이다. 다수 사업장들이 재택 근무를 권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좀더 초록이 우거진 곳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겨울의 위력은 만만치 않다. 악화된 판데믹 상황은 또다시 사람들을 실내로 몰아넣고 있다. 렁 씨는 인간이 생활습관을 바꾸고 건축물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점점 더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기후 변화, 만성화된 건강 문제들, 지속적인 감염 대유행, 이 세 가지 요인이 우리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반드시 다가올 상황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천국이 그렇듯, 이제 인간과 자연이 다시 어우러져야 할 때가 온 것이죠.”

By Caroline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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