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실망스러운 선거 결과 수용도 민주주의의 일부이다.

4.8
(4)

미 대선 개표가 종료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단임이 확정된 지 거의 2주가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본인의 선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6백만표 차, 선거인단에서는 306명 대 232명으로 앞섰음에도, 첫 개표가 끝나기 전부터 대선 사기를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현실이 와닿지 않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도난당했다는 주장에 반하는 인사를 해임하는 동시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선거 결과에 항의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의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트럼프의 법무부 장관인 윌리엄 바(Bill Barr)까지 나서 검찰이 대선 사기에 관한 “중대한 혐의”를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와중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의원은 해당 사안의 법원 상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조지아 주의 국무장관은 미 상원 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 중 하나인 린지 그램(Lindsay Graham) 상원의원이 합법적인 투표용지를 개표 과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사실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날 것도 아나기에, 트럼프 대통령에겐 선거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권한이 있다. 다만 그가 의문을 제기했던 개표 과정과 결과에 대한 입증은 이러한 법적 압박을 견뎌냈고, 트럼프 측에서 제기한 소송의 대부분은 이미 기각됐다. 검찰도 대통령이 주장하는 체계적인 대선 사기에 대한 증거가 없음을 설명했다. 실질적인 위협에도 불구, 조지아 주의 국무장관 역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든 내년 1월 20일이면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고,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래서 그가 지금으로써는 바이든을 무시하는게 가장 좋은 전략일까? 혹자는 법정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현직 대통령의 쓸쓸한 패배를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도 한다.

최근 공화당에서 보이는 행보는 원칙이라는 탈을 쓴 편의주의적 방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충하다고 여기는 인사들에 대해 정면으로 맞설 것을 시사한 가운데, 입법자들은 이에 겁을 먹고야 말았다. 이들이 내년 1월 초에 치러지는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용인은 미국에게는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 자체가, 이미 미국의 국내 통치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임명 전까지 승인을 필요로 하는 4천명이 넘는 인원에 대해 인선이 이뤄지는 만큼, 모든 미국인들은 내년 새로 취임하는 행정부가 실력이 있길 바라야만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조차도 호락호락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임했을 당시, 전후임 내각들이 함께 모여 위기상황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논의한 바 있다. 바이든 내각은 현존하는 위기상황에 직면한 상태로 부임할 것이며, 여기에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분배도 포함된다.

워싱턴 미 의회에서 현재 미 하원은 민주당이, 미 상원은 공화당이 각각 다수당을 이루고 있어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당이 동의할 수 있는 사안에는 협치가 필요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상원 원내대표인 매코넬 의원의 주장에 고무되어 바이든 후보에 승리가 정녕 불법임을 받아들인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도 그들이 선출한 대표자가 협치에 나서길 원하지 않을 것임이 자명하다.

미국은 과거에도 분열된 양상을 보이는 대선을 치렀으나, 미국의 선거 제도는 패자의 승복으로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 지지자의 36% 가량은 선거 결과를 불법으로 받아들였고, 2016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자들의 23%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88%가 이번 대선 결과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이는 사실이 아님을 해명해야 하며, 이는 법원으로의 안건 상정이나 지역 내 선거위원회가 나서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실패할 경우, 미국은 통치력은 잃을 뿐이다. 이는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애국심이 결여된 행위이지 않을까.

번역의 품질을 평가해 주세요.

평균 평점 4.8 / 5. 평가자 수: 4

아직 평가가 없습니다. 첫 번째 평가자가 되어주세요.

We are sorry that this post was not useful for you!

Let us improve this post!

Tell us how we can improve this post?

관련 글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