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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 올해는 굴뚝 대신 줌(zoom)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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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 아이들은 예전처럼 산타 할아버지를 자유롭게 만날 수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사람들이 일하고 공부하는 방식에서부터 신앙을 실천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급기야 현대 사회의 상징적인 존재, 산타 할아버지에게 생각지도 못한 큰 위기를 초래했다.

맨하탄 34번가에 위치한 메이시 백화점은 역대 가장 유명한 산타 영화를 상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판데믹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가 방문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올해 미국 전역의 대형 쇼핑몰에서는 장화를 신은 산타 할아버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푸드 코트 주변에 설치된 북극 배경 무대에선 색다른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다. 산타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신도들이 온라인을 통해 정성스러운, 때로는 장난스러운 요청사항들을 체크할 것이다.

덴버의 파크메도우몰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은 6피트 떨어진 곳에 있는 썰매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앉아있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멀찌감치 떨어져 인사를 건넨다. 올랜도 알카몬테의 쇼핑센터에서는 가족들이 자신의 소원을 적은 쪽지를 산처럼 쌓인 선물 더미 아래에 걸어둔다. 산타 할아버지는 설문 더미 꼭대기에 앉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중이다. 노워크의 고급 백화점 소노컬렉션에서는 산타 할아버지가 마스크를 쓰고 스노우볼 모양으로 제작된 투명 가림막 뒤에 앉아서 손님을 맞이한다. 가림막 맞은편에 선 아이들은 마치 스노우볼에 갇혀 있는 듯한 산타 할아버지에게 말을 건다.

다양한 형식의 몰을 개발하는 브룩필드프로퍼티파트너즈LP는 홀리데이 시즌 연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고안했다. 산타 연기자들은 주로 나이가 많고 비교적 뚱뚱한 사람들이라 더욱 코로나 바이러스 합병증에 취약하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유통업체가 홀리데이 시즌에 사람들을 끌어 모아 수익을 내는 데 필수적인 존재이다.

국제쇼핑센터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미국 소비자의 45%가 쇼핑몰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11-12월에 쇼핑몰을 방문했던 비율 64%에 비해 낮은 수치다. 사람들을 쇼핑몰로 유인하는 산타클로스마저 없다면 유통업체에게 이번 홀리데이 시즌은 대재앙이 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 제이시페니, 제이크루그룹 등 수십 개 유통업체가 도산했다.

브룩필드는 보통 시즌에 자사 134개 쇼핑센터를 통틀어 약 35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들 센터들은 산타를 고용해서 손님들을 끈다. 회사는 올해 얼마나 많은 산타 방문객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다만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에 산타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은 우리 비즈니스에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브룩필드의 마케팅 디렉터 로셀 비니아드 씨는 강조한다. 손님들은 산타를 만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건을 사거나 먹기도 한다. 쇼핑몰에 돈을 벌어다주는 주 수익원이 되는 셈이다.

킴코리얼리티코퍼레이션도 산타 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쇼핑 센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지점들이 건물 밖에 텐트를 설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가면서 손님들이 산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점 중 하나인 아드모어의 서버번스퀘어에서는 산타 할아버지가 테이블 뒤에서 장난감을 만든다. 손님들은 산타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인사를 건넨다.

산타 할아버지의 팬들 중에는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브룩필드는 이런 손님들을 위해서 24.95달러부터 시작하는 산타와의 가상 만남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격탄을 맞은 단기 숙소 임대 사업자 에어비앤비는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 숙소끼리 산타 할아버지 연기를 하는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핀란드에 사는 “진짜” 산타와 대화를 하거나 LA의 산타 마이크와 스토리타임을 주고받을 수도 있으며, 아테네의 산타와 수화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하이어산타는 유통업체들이나 기업들에게 산타클로스 대역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주인 미치 알렌 씨에 따르면 올 들어 가상 만남에 대한 문의가 지난해 대비 500% 가량 늘었다.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대면 만남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회사는 직접 산타 할아버지 보호 장구를 제작했다. 일명 “산타 쉴드”는 작은 빌트인 벤치가 달려 있어 한쪽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맞은편에는 아이들이 앉아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이어산타는 2018년 ABC방송국의 ‘샤크 탱크’에 출연해 바바라 콜코란이란 투자자로부터 20만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알렌 씨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 보다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안전 보호 장구를 만드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만큼, 수익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산타 홍보 단체인 ‘진짜수염달린산타들의형제조합(Fraternal Order of Real Bearded Santas)’의 서베이에 따르면 등록된 연기자들의 약 30%만이 예전처럼 대면 만남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31%의 응답자는 대면 만남을 하겠지만 온도 측정이나 보호 장구 착용 등 엄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22%는 대면 만남을 전혀 진행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산타 조합의 릭 어윈 회장은 이번 시즌 대면 만남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난 5월 장인어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했던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여느 해 같았으면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90-120건의 예약을 처리했다. 약 5,000명에서 10,000명의 사람들을 만나 1만 2,000-1만 5,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11월 중순 밖에 되지 않았지만 무려 170건의 예약이 접수됐다. 모든 예약 건은 가상 만남에 대한 요청이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장모님과 아내에게 바이러스를 집으로 옮길 수 있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산타 시즌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산타 조합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조 맥그리비 씨는 색다른 시도를 하는 중이다. 그는 수천 달러를 들여 구입한 빨간 차를 녹색 스크린 앞으로 등장시켰다. 차를 타고 온라인 방문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그는 투자한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올해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연기를 하는 대신, 자신의 집에 머무르며 온라인으로 손님들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산타 시즌 수입은 예년의 2만 달러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맥그리비 씨는 “올해는 8,000달러 이상을 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시즌 초반에 예상했다. “2만 달러를 벌면 매달 1,000달러 씩을 생활비로 썼다. 사회 보장을 제외하면 유일한 수입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몇몇 기업가들은 새로운 방식의 홀리데이 이벤트에 대한 수요가 판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공동 창업주 지미 웨일즈 씨는 11월 ‘산타 HQ’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이 앱은 산타와의 라이브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웨일즈 씨는 올해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수년 동안 좀처럼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잘 훈련된 연기자들을 고용해서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심어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한 번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할 겁니다. ‘오, 이거 정말 짱인데? 산타 한 번 보려고 긴 줄을 서는 것에 비하면 환상적이야!’ 라고 말이죠.”

By Carolina Gonzal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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