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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팬덤의 온라인 폭격에 혼쭐 난 극단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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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논(QAnon)’ 농락한 트윗 몰이 이어 정치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 행사

6월 어느 날, 미네아폴리스의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사건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촉발된 가운데, 갑자기 “백인의 삶은 중요하다(#WhiteLivesMatter)” 해시태그가 폭발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해시태그로 등극했다. 백인우월자들의 선전문구는 퀴어논을 움직였다. 퀴어논은 소아성애자나 인신매매 도당들을 멸망시키기 위해 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냈다고 믿는 적대적인 집단이다. 하지만 그 트윗들은 퀴어논이 생각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해당 해시태그를 클릭하거나 트위터 검색창에 입력하면 동료 극단주의자들이 나오는 대신, 한국의 보이밴드가 이글거리는 눈빛과 완벽한 파스텔톤 헤어를 하고 골반을 흔드는 안무를 선보이는 동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시장조사업체 지그날랩스에 따르면 하룻밤에 “백인의 삶은 중요하다”와 “퀴어논” 해시태그를 단 K-pop 스타 관련 트윗이 2만 2,000건 넘게 올라왔다. 몇몇은 “트윗 동지들이여, 일어나라”는 전형적인 선동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러한 트윗 세례는 효과적으로 해시태그의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실상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는 쓸모없는 것이었다. 퀴어논 신봉자들에게 일명 “키워드 장악(keyword squatting)”이라고 부르는 선동 기법은 매우 익숙하다.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K-pop 팬들에게 당하고 말았다”고 음모론 연구자 마이크 로스차이드 씨는 꼬집었다. 그는 퀴어논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열성팬들의 팬덤 문화(Stan culture)는 심리학적으로 광적인 팬들을 다룬 에미넴의 노래 제목을 따서 이름 붙여졌다. 이런 팬덤들의 활동은 종종 새로운 동영상에 대한 유투브 조회수를 올리거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밴드가 수상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투표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때로는 아티스트의 ‘적’으로 인식되는 상대에게 집단 괴롭힘을 가하기도 한다.

K-pop 팬들은 지난 수년 동안 온라인 팬클럽을 조직하고 트윗이나 포스팅에 떼를 지어 몰려다녔다. 또한 그들의 아이돌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선정적인 코멘트를 남기거나 비판하는 경우 끝까지 쫓아가서 협박을 하곤 했다.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미국 라디오쇼에 블랙핑크나 몬스타엑스의 최신 싱글을 틀어달라고 한꺼번에 수 백 통의 전화가 몰리는 경우도 있다.

불과 몇 달 전, 트럼프 지지자들은 라디오 프로그램 PD들이 어떤 기분일지를 이해하게 되는 한 사건을 경험했다. K-pop 열성팬들은 종종 퀴어논이나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메시지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MAGA)”의 상징적인 해시태그들을 가로챘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투표 독려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 흥행 실패에 기여했노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털사 유세에 백만 명이 몰릴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제로 모인 사람은 6,0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K-pop 팬들의 의도적인 불참으로 인한 빈 좌석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 지를 알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텅 빈 좌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격노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대선 캠페인에 적신호를 켠 것만큼은 분명하다. K-pop 팬덤이 대선 결과를 바꿔놓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정치 평론가들이 주목하기에 충분할 만한 온라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팬덤의 중심에는 K-pop의 황제 BTS가 중심에 있다. 방탄소년단이란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 BTS는 7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보이밴드다. 그들은 청청 패션, 플랫폼 스니커즈, 파스텔 핑크로 염색한 헤어 등 다소 우스꽝스러워보일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로 무장했다. 하지만 그들은 비틀즈 이래 최초로 한해 빌보드차트 순위를 휩쓴 3개의 앨범을 내놓은 그룹이자, 동시에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트윗되는 그룹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이전에는 테일러 스위프트보다도 빠르게 미국 내 콘서트 티켓을 팔아치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BTS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0월 14일 코스피 상장으로 8억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제 시가 약 40억 달러의 기업이 됐다.

BTS의 팬덤은 자신들을 ARMY라고 부른다. 빅히트는 자신들의 디즈니 프린스들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대부분의 K-pop 아티스트처럼 BTS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드러내거나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자유롭지 못하다. 그들은 스캔들에 얽히지도 않고, 문신도 없으며, 한쪽 정파에 치우친 의견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6월, BTS가 흑인 인권 운동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을 때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은 2,600만 팔로워들에게 흑인 인권 운동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어떠한 인종 차별에도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저항합니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흑인의 삶은 소중하다’ 운동에 함께 하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연예인이 그들의 팬들을 따라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들의 팬 중 많은 이들은 이미 ARMY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수백만 BTS 팬들이 미국에 살고 있고 그들 중 많은 수가 유색인종이다. 그리고 또 많은 수가 30대 이상이다. 이들의 트위터 계정은 @KpopDad나 @MomsNoonas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ARMY 중에는 보다 젊은 사람들도 있다. 몇몇 교수들은 최근에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K-pop 팬 학생들이 크게 늘었음을 체감한다.

데이지 아그바코바 씨는 얼마 전 런던의 미들섹스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메릴랜드로 돌아왔다. 그녀는 4년 전 유투브에서 처음으로 BTS의 영상을 봤다. 이후 유투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들을 이어서 보게 됐고, 지금은 매일 매일 한국어를 공부하고 밤을 새워 BTS 동영상을 본다.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깊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마치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것 같다니까요.” 그녀는 말한다.

올해 봄, 그녀는 처음으로 “매치 어 밀리언(MatchAMillion)”이란 해시태그를 트윗했다. BTS의 100만 달러 기부에 더해질 100만 달러 모금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불과 24시간 남짓 만에 현실이 됐다. 그녀는 “충격적이었다”며 “우리의 영향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이후 그녀는 젊은 ARMY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퀴어논 지지자들을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 나라는 점점 어두운 곳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어두움과 맞서야 합니다.” 아니면 ‘백인의 삶은 중요하다’는 밈에서 나온 것처럼 “K-pop이 퀴어논을 단 하루만이라도 저지할 수 있을까?”

K-pop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정치와 무관하다. 하지만 K-pop 음악장르의 태생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의 힙합과 팝 락이 섞인 듯한 한국 현대 음악의 시초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십 세기 동안 한국 정부는 과격한 성향을 띄거나 지나치게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음악이나 영화, 책 등을 금지했다. 그러다가 펑크록 옷차림을 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난 알아요”란 곡으로 한국의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힙합의 영향을 받은 데뷔곡은 랩과 팝 코러스, 시선을 끄는 안무가 어우러진 곡이었다. 밴드는 판정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시청자 투표에서는 우승했다. 그들의 앨범은 무려 17주 연속으로 한국의 음악 차트를 휩쓸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후속곡은 검열과 젊은이들에 대한 억압을 다뤘는데, 이 곡 역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당국은 이들의 음악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했지만, 팬들은 더욱 환호했다.

몇 년 후 아시아에 불어닥친 재정 위기를 겪게 된 한국 정부는 상황을 반전시켰고 팝 문화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팝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 K-pop이나 드라마, 비디오 게임 같은 것들이 국가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 영역으로 대두됐다. 이게 바로 ‘한류’의 시작이었고, 결과적으로 한류 팝 문화는 서부 문화권을 휩쓸었다.

K-pop 팬덤은 스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공식 팬클럽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아티스트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왔다. 그들은 적극적인 온라인 활동을 통해 아티스트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는 동시에 여러 장의 앨범을 구입해서 차트 순위를 올리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스트리밍이 나오면서 K-pop 스타들에 대한 팬들의 충성심에 불을 지폈다. 백스테이지의 꾸밈없는 모습에서부터 일상생활과 정신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스타들에게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종류의 영상 콘텐츠들이 쉬지 않고 재생된다.

BTS는 2013년에 정확히 이런 방식의 마케팅 전략으로 데뷔한 그룹이다. 공식 팬클럽으로 출범한 ARMY는 BTS가 미국의 폐쇄적인 음악 생태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라디오 쇼에 BTS의 곡 신청을 보낼 때 BTS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DJ일 경우에 대비해 자신들의 아이돌을 소개하는 스크립트가 미리 준비되어 있을 정도였다. ARMY의 풀뿌리 팬덤은 BTS의 앨범을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와 같은 대중적인 유통 업체의 선반에 올렸고, BTS가 엘렌 드제러너스 쇼나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하는 데 공헌했다. 급기야 BTS는 타임스퀘어에서 매해 열리는 뉴이어 이브 공연 무대에 올랐다. 티켓마스터 엔터테인먼트가 BTS 전미 투어 티켓 판매에 들어가자 30만석 전석이 불과 몇 분만에 매진됐고, 티켓 판매 웹사이트가 한꺼번에 몰린 트래픽으로 마비될 지경이었다. 밴드 멤버 중 하나인 정국이 다우니의 어도러블이란 섬유 유연제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제품은 하루 만에 두 달치 전세계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팔려 나갔고, 그들이 모델로 나선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SUV를 구매하려면 몇 개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많은 ARMY들은 BTS를 자신의 친구쯤으로 여기며, 밴드의 성공이 마치 자신의 성공인 것처럼 들떠 있다. 이 성공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념비적인 증시 상장(IPO)은 물론 밴드의 영어곡 ‘다이너마이트’가 9월 차트 상위권을 휩쓴 것도 포함된다. ‘다이너마이트’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곡의 경제 효과가 14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비비안 헤르 씨는 전형적인 BTS의 팬 유형 중 하나이다. 43세의 실리콘 밸리 고위 경영진인 그녀는 BTS의 음악을 들으며 잠자리에 든다. 그녀가 ‘다이너마이트’의 차트 순위를 올리기 위해 쓴 돈만해도 1만 6,000달러가 넘는다. ‘다이너마이트’가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업 상 회의 중이었던 그녀는 잠시 양해를 구한 뒤 화장실로 달려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녀가 말하길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은 그녀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렇게 헌신적으로 밴드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그들은 똑같은 말을 한다. “처음에는 음악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됐지만 곧이어 메시지에 마음을 뺏겼어요.” BTS 멤버들은 유니세프 대사이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기부 활동을 지원하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빅히트의 철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그들의 가사와 비디오들을 통해 현재에 만족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다른 사람들의 바람에 자기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BTS는 자신들의 노래 N.O에서 워커홀릭을 강요하는 문화를 거부했다. 2년전 콘서트 투어가 가능했을 시절, 에리카 오버톤 씨는 렌트카를 타고 무려 디트로이트에서 뉴욕까지 10시간을 달려 BTS 공연을 보러 갔다. 38세의 계약직 리쿠르터인 그녀는 이전까지 한 번도 라이브 콘서트를 관람한 적이 없다. 그녀는 역시 ARMY인 63세 엄마를 모시고 갔다. “우리는 아이돌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히스테리 소녀들이 아니다. 우리는 아이돌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해 초, 오버톤 씨는 ‘One In An Army’ 캠페인을 만들었다. 매달 15만 트위터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인데, 이를 통해 한 달에 6,000달러 정도를 모아 예멘의 기아 돕기나 탄자니아의 정수 시설 건설 등을 후원한다.

흑인 인권 운동은 K-pop 비즈니스가 썩 달가워하지 않을 만한 문제를 촉발시켰다. K-pop 아이돌은 브롱크스에서 기원한 힙합 장르에서 비트만 빌려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또한 흑인 아티스트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안무, 스웨그까지 따라했다. ‘흑인의 삶은 소중하다’에 동의하지 않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ARMY에서 탈퇴했다.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37세의 BTS팬 브리 스타담 씨는 이런 현상에 대해 “팬덤의 어두운 면”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흑인으로 K-pop 팬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특히 좋아하는 밴드가 흑인 문화를 도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격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ARMY는 팬들이 미국 내 저항 운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요한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다음 날, 시드니에서 교사로 일하는 26세 김지예 씨는 문자 메시지 폭탄 때문에 잠에서 깼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BTS 팬 계정을 운영한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들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그녀를 몰아 붙였다. 결국 그녀는 미국의 경찰 폭력에 대한 교육적인 기사를 게시했다.

그녀는 이번 일이 자신과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그녀는 미네소타가 지도 상 어디에 있는 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녀가 유명해지게 된 것은 BTS의 가사를 누구보다 빨리 영어로 번역해서 올렸기 때문이다. 새로운 곡이 발표되면 그녀는 영어 번역을 하는 데 꼬박 14시간을 투자한다. 심지어 어떨 때는 평일 새벽 4시까지 잠도 자지 않고 번역에 몰두했다. 그녀는 “K-pop 아티스트가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길 바라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그들의 팬까지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행동에 나섰을 땐 유머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ARMY가 ‘#백인의 삶은 소중하다’는 트윗을 가로채기 몇일 전, 달라스 경찰은 시위 현장의 불법 행위를 제보할 수 있는 감시 어플리케이션을 발표했다. 팬들은 K-pop 아이돌의 엔딩 요정 영상을 한꺼번에 올려서 앱을 다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를 망쳐 놓았다고 주장하는 ARMY 회원들은 그들이 확보한 티켓 앞에서 마카레나 춤을 추거나, 애완 바위를 돌보느라 바빠서 유세 현장에 갈 수 없다는 장난을 치는 비디오를 게시했다.

ARMY의 가짜 트윗이나 이미지 폭탄은 4년전 퀴어 논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활용한 밈들을 본 딴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K-pop들이 먼저였다. 블랙버드AI는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아 가짜 뉴스 캠페인이나 소셜 미디어 조작을 분석하는 회사다. CEO 와심 칼레드 씨는 몇 년 전 블랙버드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면서 ARMY의 역할을 실감한 적이 있다. K-pop과 관련한 포스팅이 많다보니 그가 분석하고자 했던 대용량 데이터들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는데, BTS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그는 팬덤들이 만드는 노이즈를 제거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퀴어논이 만들어 내는 파급효과 분석도 마찬가지 방식이다. “퀴어논을 음모론 팬덤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그는 설명한다.

ARMY의 정치적 목소리는 여름이 지나면서 잦아들었다. 민주당 주류가 ARMY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 역시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털사 유세 실패 이후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을 위한 K-pop”이라고 트윗했다. 하지만 여기에 달린 댓글이라곤 “우리는 당신도 싫어”라든가 “지옥으로나 가라”는 내용뿐이었다.

팬덤의 목소리는 하나가 아니다. 여기에는 리더가 존재하지 않으며, 활용하기 매우 어렵고, 이제 어떤 행동을 취할 지에 대한 의견은 그룹 내에서도 엇갈린다. 오버톤 씨는 ARMY가 정치적인 성향을 띠어서는 안 되며, 몇몇 열성팬의 행동으로 BTS 얼굴에 먹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헤르 씨의 생각은 다르다. 그녀는 사회적 이슈에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BTS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ARMY에게 주어진 사회적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인종차별적이며, 우리는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녀와 같은 생각을 가진 팬들은 젊은 층이나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ARMY의 회원들이 선거권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물론 퀴어논과 유사한 그룹들은 11월 3일 이후에도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ARMY의 정치적 영향력은 보복주의적 음모론자들의 적수가 될 만하다. 칼레드 씨는 K-pop 팬들이 “소셜 미디어의 종류를 막론하고, 막강한 파워를 가진 온라인 집단으로 남을 것”이라며 “그 어느 누구도 K-pop 팬덤처럼 빠른 시일 내에 퀴어논에 대적할 수준이 될 순 없다”고 전망했다.

By Olivia Carv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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