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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개표가 완료되면(When every vote cou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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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에 걸친 광란에 가까운 선거운동, 139억불에 달하는 캠페인 비용, 기승을 부리는 팬데믹, 인종문제 관련 대규모 시위 등 이 모든 땀과 눈물에도 불구, 이번 호가 인쇄에 들어갔을 때 미국은 여전히 차기 대통령이 바이든이 될지 아니면 트럼프가 어떻게 해서든 재임을 위해 쌈박질을 벌일지 미정인 상태였다. 미국 의회는 민주당이 지배하는 하원과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으로 나뉠 가능성이 있으나, 그 결과조차도 1월 결선(註: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투표를 봐야 안다.

앞으로 수일동안 정치인들은 1900년 이후 어느 해보다 더 많은 수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고 또 폭력없이 선택을 내린 유권들자로부터 배워야 한다. 투표 집계는 그대로 진행되어야 하며 두 캠페인 진영간의 분쟁은 법의 정신 테두리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가장 큰 위협은, 트럼프가 선거일 저녁 파티 때 자신이 이미 이겼다고 거짓으로 주장하고 그리고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경고를 함으로써 자신의 지지자들을 동원하려는 그런 대통령으로부터 온다.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한, 한 남자에게서 나온 이러한 선동은 본 이코노미스트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부인하도록 요청했던 이유를 상기시켜주었다.

바이든이 승리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러한 방향으로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지난 40 년 동안 단 한 번만 두 번째 임기를 거부당한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정컨대 52%대47%로 일반 투표에서 패할 것인데, 단지 미국 농촌 유권자들에 대한 선거인단의 편향성으로 트럼프가 압도적인 패배를 면하게 했다. 이 또한 트럼프에 대한 여사한 거부다.

바이든의 백악관도 완전히 새로운 톤으로 세팅될 것이다. 트럼프가 날리는 대문자로 된 트윗과 당파적 분열을 조장하는 끊임없는 도발은 없어질 것이다. 권력의 사적 이용, 습관적 거짓말, 개인의 원한을 복수하는데 정부 부처를 동원하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바이든은 선거가 끝난 후 국민 통합자로서 미국을 통치해나갈 것을 맹세한 품위있는 사람이다. 바이든의 승리는 기후문제에서 이민에 이르기 까지 제반 분야에서 미국의 정책을 바꿀 것이다. 이 또한 트럼프에 대한 거부의 한 형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박빙의 득표 현상은 또한 미국에서 포퓰리즘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2016년 트럼프의 놀라운 승리는 일탈이 아니라, 공화당에서 중대한 이념적 변화가 시작되었음이 확연해졌다. 기대치와 코로나에 맞선 트럼프는 2020년 선거에서, 2016년 보통 수준의 투표율을 상회하여 수백만 표를 더 많이 득표했다. 민주당의 파란 물결에 휩쓸리기는 커녕, 공화당원들은 하원에서 의석을 더 확보했고, 상원을 계속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재임시 그의 주문에 마법이 걸린 공화당은 가까운 시일내 최면 상태에서 깨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아니면 가족중에서 누가 출마하는 상황까지도 상정할 수 있다.

이번 경선을 크게 주목해온 외부 세계는 미국이 트럼프주의를 더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은데 대해 두 가지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이다. 첫 번째 결론은 영감을 얻기 위해 트럼프에 의지하는 포퓰리스트 민족주의자들 중에 있을 것이며, 이제는 이들의 정치 브랜드가 미국 밖에서도 더 미래가 밝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트럼프의 비참한 패배는 브라질의 볼소나로와 프랑스의 르펭과 같은 극우파 정치인들에게 문제를 야기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당 전 지도자였던 패라지의 경우에는 컴백을 계획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는 2008-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된 이민, 도시 엘리트와 세계화에 대한 거부 현상이 더 오래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두 번째 결론은 미국에 대한 의존을 경계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외교문제에서 파격적이고 거래적 세력이었고 동맹과 다자주의를 경멸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이든은 상원 시절부터 미국 외교의 전통적인 가치에 깊이 빠져있다. 바이든은 의심할 여지없이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유대를 회복하고,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 (WHO)에 남고 또 기후변화 관련 파리협정에 재가입함으로써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 이후 모든 사람들은 모든 것이 2024년 다시 번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미국 국내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은 더 복잡하나 민주·공화 양 당에 또 이들의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과 관련하여 여러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메시지는 민주당을 향한 것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탈환하지 못한 사실은 곧 바이든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든지 판사를 임명할 때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인프라 법안, 의료보험 개혁 그리고 환경법 모두가 의회에서 차단 될 수 있다.

그러한 실패는 부분적으로는 민주당원들이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특히 농촌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했음을 반영한다. 이들은 또한 플로리다와 텍사스와 같이 젊은 아프리카 계 미국인 남성 그리고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예상보다 못했다. 이러한 득표 실패는, 미국에서 백인 인구가 줄고 교외로 확장되어가는 추세만으로 민주당이 각종 선거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민주당의 가정을 약화시켰다. 오히려 민주당측에서는, 자유기업을 민주당이 반대 한다는 공화당의 주장과 정체성 정치에 대한 극단의 집착이 정통 민주당을 억압적으로 만들었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반박함으로써 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화당원 역시 교훈을 직시해야 한다. 트럼프주의는 한계가 있다. 만약 공화당원들이 바이든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기 위해 상원에서 모든 입법을 블로킹한다면, 이는 곧 당파싸움으로 인한 극심한 정체와 제로섬 논리가 미국으로 하여금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또 다른 선거 사이클을 기록할 것이다. 공화당원들은 스스로 워싱턴의 체계를 불신하는 것이 곧 제한된 정부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당을 지원하는 길이라고 할 것이라고 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늪지대에서 헤맸는지 증명을 해준다. 그러한 견해는 냉소적인 만큼 근시안적이다.

레드 레슨 데이((註: 즉, 미 공화당이 공부하는 날)

이번 주 공화당 편으로 넘어온 오른 흑인층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공화당도 소수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며, 그러한 인종적 그룹이 반드시 단일 조직이 아님을 시사한다. 공화당원들은 그들 스스로 위험한 정체성 정치에 의해 매료되었고 이러한 점이 다인종 국가에서 백인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만약 이들이 예를 들어 형법을 개정하는 법안이나 미국의 부서져가는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점수를 획득, 지지 기반을 확장하고자 노력을 했더라면 얼마나 더 좋을까?

이번 선거는 다시 한 번 미국이 분열된 국가임을 보여줬다. 많은 정치인들이 분열을 조장하였고 트럼프 보다 분열을 조장한 사람은 없었다. 이제 트럼프의 패배로 인해 그러한 분열책이 항상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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