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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더 빨리, 더 많이 검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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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걸릴 걱정 없이 바에 들러 술 한잔을 걸치고, 결혼식에 참석해 새롭게 출발하는 신혼 부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학부모 교실에서 흐뭇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보라. 백신 없이도 이런 일은 여전히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인이 모두 함께 행동에 나설 수만 있다면.

애리조나주립대학의 학생들은 가을 학기를 맞아 속속 캠퍼스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로 돌아오기까지는 새로 도입된 안전 조치들을 이행해야만 한다. 강의실 벤치와 교탁 앞에는 아크릴 가림막이 설치됐다. 강의 건물 앞에는 커다란 텐트가 쳐졌고, 일찍 등교한 학생들은 그곳에서 햇빛을 피하며 대기하도록 했다. “건강 대사”라고 불리우는 학생들이 팀을 짜서 골프카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이들은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6피트 이상 서로 떨어져 서도록 정중히 요청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실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학교 체육관에 들러 코로나 바이러스 신속검사를 받은 것이다. 결과는 1시간 뒤에 나오는데, 음성일 경우 곧바로 통과해서 기숙사로 들어갈 수 있지만, 만일 양성이라면 곧바로 특별 격리 구역으로 보내지고, 이후 10일 동안은 그곳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어야만 한다.  

이러한 다양한 안전 조치들은 외과의사이자 대학의 보건학 교수를 맡고 있는 리처드 카르모나 교수가 고안해낸 것들이다. 지난 겨울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외 지역으로 확산된다는 뉴스가 나오자, 이 대학 학장은 카르모나 교수에게 실무팀을 꾸려 판데믹 기간에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무엇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며, 과연 어떤 방법을 통해 학교가 안전하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했다”고 카르모나 교수는 말한다.  “이런 상황에 맞는 매뉴얼은 누구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른 봄이 되자 카르모나 교수팀은 하수기반 역학 분야의 전문가이자 환경 미생물학자인 이안 페퍼 교수를 접촉했다. 페퍼 교수는 “예전에는 오물 감시라고 불렀던 기법”이라며 “지금은 하수 기반 역학이 좀더 선호되는 용어”라고 운을 뗐다. 이 기술은 오래 전부터 대규모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불법 약물 사용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연구하는데 활용돼 왔다.  카르모나 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교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교내 어디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지까지도 알아내기를 원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7일 전부터 배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시작하므로, 표본을 이용해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실시하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이라는 중재에 나설 시간을 소중한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라고 페퍼 교수는 설명했다.

여름 내내 카르모나 교수는 수십여년도 더 된 하수 파이프들을 추적하기 위해 대학의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봤다. 그동안 페퍼 교수는 검체를 수집해서 바이러스 양을 모니터링했다. 학생들이 돌아오는 8월이 되자,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매일 아침 8시 30분, 기숙사 거주 학생들이 화장실을 다녀왔을 만한 시간대에 전공 기술자와 대학생 조교가 짝을 이뤄 건물을 돈다. 이들은 멈추는 곳마다 맨홀 커버를 열고 알루미늄 하수도 구멍에 플라스틱 병을 대고 검체를 채집한다. 이렇게 받아낸 검체는 아이스박스에 옮겨져 실험실로 보내지고, 페퍼 교수의 팀원들이 오후가 되면 결과를 내놓게 된다.

8월 25일 화요일, 학생들이 돌아온 날로부터 일주일하고도 절반이 지났을 무렵, 페퍼 교수는 리킨스홀에서 나오는 하수구에서 처음으로 양성 결과지를 받았다. 다음날 리킨스홀에 거주하는 311명의 학생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이 중 두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즉각 격리 장소로 이동했다. 두 명 모두 무증상 감염 단계에서 진단받은 것이다. 선제적인 안전 조치를 취한 덕분에 나머지 다른 학생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날 이후 학교는 페퍼 교수의 방법을 활용해서 건물 간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시키고 있다. 페퍼 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을 확장해서 좀더 많은 표본 채집 요원들을 확보하고 캠퍼스 밖 아파트와 하숙집으로 감시 대상을 확대했다.  전세계로부터 오는 지원 요청도 줄을 이었다. 카르모나 교수는 이 방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는 도구”라면서도 “하지만 분명 우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역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퍼져나간 이후, 미국의 도시들이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 첫 번째 봉쇄 조치 이후 반 년이 지나는 동안 20만명의 미국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했다. 그리고 여전히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기 대응에 미숙했고, 진단 키트 공급은 원활하지 않았으며,  많은 수의 감염이 제대로 진단되지 않은 채 퍼져 나갔다. 심지어 오늘 날에도 여전히 검사 과정에 여러 장애물들이 존재하며, 이 때문에 수많은 테스트 결과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무증상 감염 때문에 보건 당국은 광범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나 봉쇄 조치와 같은 상대적으로 간접적인 감염 억제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식당, 스포츠경기, 회사, 체육관, 학교 등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자 당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조치들은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오늘날 우리가 하고 있는 검사는 바이러스 감염 속도를 따라잡기에 급급한 수준”이라고 윌리암 하니지 하버드대 역학 교수는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평가조차 미국의 현 시스템에는 과분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한 미국인을 표본 조사한 결과, 실제 감염 건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숫자보다 7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단 검사와 관련된 문제는 새로운 시각과 투자, 집중 영역에 대한 재논의를 필요로하고 있다. 실험적 바이러스 선별 기술은 최근 들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연구자들은 기존의 프로시저를 통째로 바꿔 놓을 만한 새로운 기법들을 발견해내고 있다. 몇몇은 아마도 현재의 판데믹 상황을 바꿔 놓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몇몇 기술들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중이다. 전세계적인 바이러스의 대유행 때문에 역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현대 전염병을 관리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하다. 단지 어떻게 검사할 것인가 뿐 아니라 누구를 그리고 왜 그 사람을 검사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포함해서.

이런 질문들은 요즘 같은 때 특히 중요하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여름에 절정을 이루다가 감소추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일주일 평균 감염자수는 9월 12일 3만 4,371건에서 9월 26일 4만 4,307건으로 증가했다. 슬슬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가고 있는 와중에 부쩍 추워진 날씨와 개학은 다시금 미국을 폭발적인 감염 확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수 개월 이상 필요하다.

그 때까지는 적극적인 진단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최대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카페에서 음식을 먹고, 야구장에 가고, 비행기를 타고 싶다면, 미국은 더 많은 사람들을 훨씬 빠른 속도로 검사해야 한다. 신속하고 저렴한 검사를 시행하면 일부 감염 환자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속수무책 수준인 무증상 환자들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예방 가능한 죽음을 줄일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검사조차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얼마간은 우리가 정상에 가까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올해가 되기 훨씬 전부터 미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이 판데믹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는 경고는 수차례 제기됐다. 헬스케어 업계는 바이러스 상황에 필요한 보호용 장구와 호흡기는 둘째 치고, 인력과 병상조차 장기간 최소한으로 유지해왔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확산 조기 경보 시스템은 새로운 질병을 제 때 발견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예방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검사법은 몇 일 안에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바이러스 대유행이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는 스스로와 싸워야 했다. 중국 질병관리본부가 1월 11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체 정보를 공개한 이후,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이 정보를 토대로 몇 일 만에 검사법을 개발해냈다. 하지만 허가 당국의 요구 사항과 관련 바이러스 샘플이 많지 않았던 탓에, 새로운 검사법은 질병관리본부가 있는 애틀란타 본사에서만 시행할 수 있었다. 2월 초 CDC는 각 주에 설치된 실험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만들었지만, 이 키트는 오류가 나거나 불확실한 결과를 냈다. 공공병원이나 민간병원의 검사실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곧 미국 허가당국(FDA)에 의해 좌절됐다. FDA는 검사키트에 대한 허가를 받으려면 먼저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3월 초 미국은 하루에 고작 1,000건의 검사를 시행하는 데도 허덕였다. 반면 한국은 진단키트를 도입한 지 하루만에 감염을 판별해냈고, 3월 초에는 하루에 1만 건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3월말에 이르러서야 애보트랩스, 홀로직, 랩코퍼레이션, 퀘스트다이그노스틱스, 로슈와 같은 이 분야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의 진단키트는 하나에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이 진단키트를 이용해서 검사할 수 있는 숙련된 실험실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했다. 길고 복잡한 공급망 또한 품절 사태를 부추겼다.

당시 사용된 검사 기술은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이라고 알려진 분자진단 기술이었다. 이 검사기법은 특별 인증된 실험실에서 진단검사 전문의에 의해서만 수행할 수 있다. PCR 기법은 환자의 목이나 코에서 면봉을 이용해 검체를 채취한 뒤, 여기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분리해내는 방법이다. 먼저 검체에 효소를 주입하고 나서  반복적으로 열을 가하고 식히는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체 양을 수십억 배로 증폭시킨다. 표적 바이러스에는 형광물질이 부착된 프로브 분자가 붙어 형광 빛을 내게 되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한다.

PCR 검사는 식품 검사에서부터 유전자 프로파일링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 시간이 걸리고 민감도가 매우 높아 극소량의 바이러스조차 판별해낼 수 있다. 판데믹 초기 정부 당국은 검사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역 병원이나 동네의원, 임시 진료소에서는 현실적으로 PCR검사 장비를 갖추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현장에서 검체를 수집한 뒤 일괄적으로 거점 검사실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검체가 쌓이고 검사 결과는 지연된다. 무엇보다 검사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대안도 있다. 한 가지는 일회용 스틱을 통해 검사하는 유동검사법(Lateral-flow test)이다. 쉽게 임신 테스트기를 연상하면 된다. 바이러스의 DNA나 RNA를 찾아내는 대신 바이러스 캡슐에서 나오는 항원 단백질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표적 단백질과 인간 항체 사이에 일어나는 인체 면역 반응을 활용한다.

유동검사법은 코에서 나오는 검체를 활용하지만, 타액을 이용하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검체를 한 쪽 끝에 뭍인 뒤 시료를 적시면 스폰지처럼 내장된 섬유를 타고 전체로 퍼져 나간다. 이 때 섬유 속에 들어있는 금속 또는 염료의 초미립자들이 항체에 옮아 붙으면서 표지자 역할을 한다. 검체에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면 항체가 달라붙을 것이고 또다른 항체 집단이 엉겨 붙을 때까지 유동액의 흐름에 따라 이동한다. 바이러스-항체의 결합체는 또다른 표적 바이러스와도 결합하게 되는데, 이렇게 점점 바이러스를 많이 함유한 유동액이 일정 선에 다다르게 되면 ‘양성’을 의미하는 뚜렷한 선을 형성한다. 이 모든 과정은 불과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오라슈어테크놀로지는 오랫동안 유동검사법을 활용한 C형간염과 에이즈 진단키트를 판매해왔다. 2017년에는 FDA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에볼라 항원검사 진단기기를 내놓기도 했다. 베들레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빠르고 저렴하며, PCR 검사 인프라가 부족한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약국에서도 판매되는 진단키트들을 취급한다.

스테판 탕 CEO는 “저소득 또는 중위소득 국가에서 얻은 값진 경험들을 본국에 적용할 때가 되었다”며 “우리는 신속하게 결과를 도출해내면서도, 별도의 판독기나 전문의 없이 누구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검사키트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서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 이전보다 자주 검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탕은 자사의 에이즈 검사 키트 기술을 활용, 올해가 가기 전에 집에서 검사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키트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즈 검사키트 가격은 미국 약국에서 개당 40~50달러 수준에 팔리고 있지만, 회사 측은 코로나바이러스 키트를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또다른 스트립 진단기기 제조사 E25Bio도 여기에 뛰어 들었다. 회사는 2년 전 MIT 실험실에서 출범한 벤처 기업이다. 원래는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를 다뤘는데, 판데믹 상황이 닥치자 코로나바이러스로 관심을 돌렸다. 바비 브룩 헤레라 CEO는 탕과 마찬가지로 낙후된 공중보건시스템을 보유한 나라들로부터 얻은 교훈들을 현재의 판데믹 상황에 적용하고자 한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스트립 진단기기를 검사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미국 허가 당국과 논의 중이다. 이 기기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가정용 진단키트를 내놓는 것이다.

오랫동안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해온 진단기기 회사들은 이미 유동검사법 키트들을 시장에 내놨다. 8월 26일 애보트래보라토리스는 FDA로부터 BinaxNow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15분만에 검사 결과를 도출하는 신속항원검사키트로 가격은 5달러로 책정됐다. 검사는 의료진에 의해 수행되어야 하지만, 별도의 검사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애보트는 이 제품을 월 5,000만개 꼴로 생산하고 있다.

검사의 정확도는 민감도(질병이 있는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는지)와 특이도(질병이 없는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하는지)로 평가한다. 민감도가 낮으면 실제 질병이 있는 데도 놓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특이도가 낮으면 실제 감염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을 실수로 질병에 걸렸다고 오인하게 될 것이다. 유동검사법은 PCR에 비하면 민감도와 특이도가 모두 낮다. 바이러스가 이제 막 복제되기 시작하는 잠복기 또는 감염된 지 수 주일이 지나 항체가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시작한 때에는 감염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유동검사법은 민감도가 낮다는 이유로 시장에 쉽게 진입하지 못한다. 특히 키트를 일반 대중이 직접 집에서 검체를 채취해 사용할 경우 민감도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 헤레라 CEO는 FDA가 정확도에 대한 요건을 낮추지 않는 한 가정용 진단키트에 대한 승인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라슈어는 FDA 승인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단점을 기술적으로 극복해내려는 회사들도 있다. 맘모스바이오사이언시스는 UC샌프란시스코대학 미생물학자 찰스 치우 교수와 협업을 통해 DNA 절단 기술인 ‘크리스퍼(Crispr)’를 활용, 스트립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크리스퍼의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과 표적 유전자에 반응하는 “가이드” RNA의 시퀀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치우 교수와 맘모스는 기술 검색 과정을 마치고 이제 코로나바이러스의 표적 유전체를 발굴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여름 FDA는 PCR 검사와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가열 과정 없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시킬 수 있는 검사법을 승인했다. 나머지 하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유동검사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회용 키트이다. 후자는 글락스스미스클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데, 트레버 마틴 맘모스 CEO는 “검사실 검사 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으로 검사실 수준의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트립 검사의 정확도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란 학계의 견해도 존재한다. 마이클 미나 하버드대 역학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진단 검사에 대해 접근해온 방식은 공중 보건 관점의 요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나 교수는 공중 보건 관점에서는 동시에 모든 사람을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방식은 ‘진단(diagnostic)’이 아니라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말하는 일종의 ‘감시(surveillance)’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속도와 접근성이 다른 무엇보다 가장 우선한다.    

미나 교수는 1달러 짜리 타액 진단법을 개인이 스스로 수행할 수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 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식당과 술집의 계산대에 이쑤시개, 사탕과 함께 스트립 검사키트가 담긴 작은 컵이 놓여지게 될 것이다. 극장은 스트립 검사키트를 문 앞에 비치해 둘 것이다. 항공편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탑승 전 출발 게이트에서 검사를 받게 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는 일상이 될 것이다. 칫솔질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치실 사용 정도의 습관은 되지 않을까. 이런 결과법들은 무증상 감염자나 보균자를 걸러내는 데 있어, 최소한 현재 많이 하고 있는 체온 측정 보다는 훨씬 믿을 만하다.

광범위한 규모의, 그리고 충분한 횟수로 검사를 시행한다면 검사 말고 개개인이 해야 할 다른 일은 없어질 지도 모른다. 모든 회사와 학교 입구에서 검사를 시행한다면 공간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그 공간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즉각 격리될 수 있고 전파의 고리를 차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판데믹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스트립 검사의 정확도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번 검사를 받을 것이고, 한번 위음성이 나왔더라도 며칠 뒤면 또 다른 검사에서 결국 양성이 나올 것이다. 이처럼 감염 판별이 며칠 늦어지게 되는 경우에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진단이 가능하다.

미나 교수는 환자가 감염력을 잃었거나 더 이상 격리될 필요가 없을 때조차 PCR 검사 결과는 여전히 양성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검사들을 민감도가 낮다고 치부해버린다면서, 그러나 광범위한 인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오히려 스트립 검사법이 개개인이 초래하는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더 적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형태의 검사법이 마치 파티에 가고 외식을 하러 나갈 수 있는 면제부처럼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신속 검사법은 백신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중재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3일마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게 되면 전염병은 수주 내 통제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

이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FDA가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에 PCR 수준의 민감도를 요구하는 규정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검사키트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막대한 검사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미나 교수는 국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건 국가 응급 상황입니다.” 그는 말하길, 500억 달러 또는 1,000억 달러를 들여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해서 지출한 비용만 해도 이미 3조 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미 대선에 나선 두 명의 주자 중 적어도 한 명은 좀더 많은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후보의 7가지 코로나바이러스 플랜 중 첫 째가 “모든 미국인들이 주기적으로 믿을 수 있는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계획에는 가정용 검사와 신속 검사도 포함되어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를 덜 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그의 행정부에서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와 접촉했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검사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다수의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이 조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후 입장을 뒤집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 보건후생부는 애보트가 유동검사법 키트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회사와 1억 5,000만명 검사분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보건후생부는 이미 다른 형태의 신속 항원 검사 키트를 전국 요양원(너싱홈)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런 조치들은 미나 교수가 요구한 계획에도 포함된 것들이다.

한편 미나 교수의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동료 역학자와 공중 보건 전문가들도 있다. 아무리 검사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한, 저소득층 가족이나 일부 기관이 실제 검사를 받는 데 제한이 있으리라는 지적이다. (뉴욕 시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100만명이 넘는다!) 수십억 명분의 검사 키트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이것을 현장에 공급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그리고 수백만 건의 위양성/위음성이 발생하게 되면 가뜩이나 취약한 미국의 공중 보건시스템에 대해 미국인들의 불신을 부추길 지도 모른다. 이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는 현실을 보라. 또한 검사 결과 양성을 보이는 사람들을 집밖에 나오지 않도록 강제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나 시스템도 없다. 특히 병가를 보장받지 못한 채 근근이 먹고 살고 있는 근로자라면 자가 격리는 더욱 더 현실성이 없다.

 회의론자들은 검사 결과에 대응하는 데 실패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니지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의 예를 들며 새로운 검사 방법을 도입하기 보다는, 모든 감염 사례에 대해 끈질기게 감염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토록 비상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해낸 비상하고 현명한 일을 보라. 반면 미국은 기본적인 것부터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하니지 교수는 말했다.

미나 교수의 계획이 실행이 되든 되지 않든, 더 빠른 속도로 더 광범위하게 바이러스 감염을 감시하는 검사가 중요하다는 점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대규모로 상용화 할 수만 있다면 스트립 검사를 사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검체를 대량으로 한꺼번에 모아 검사실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법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하니지 교수는 하수기반 역학의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였다.  

브라운대 보건대학교 학장이자 의사인 아시시 자 교수는 미국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수의 검사를 해야 하는 지를 계산했다. 판데믹 초기에는 한국의 검사 건당 양성 진단율을 참조하여 대략 일일 50만-60만 건이 적절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 같은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자 교수는 다시 적정 검사수를 추산하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접촉자를 추적하는 모델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 집단 대상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감시하기 위해서 대규모 검사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자 교수는 주장한다.  자 교수는 이제 얼마나 검사를 많이 해야 하느냐 보다는 누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가에 집중하고 있다. 너싱홈과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상시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고, 축산가공업 공장, 교도소, 학교가 그 다음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민간/공공의료기관, 소비자, 의료보험사 등 크고 작은 이해집단들로 구성된 미국의 헬스케어 시스템은 전국 단위의 사업에 있어 구조적인 장애물이 내재하고 있다. 로버트우드존슨재단의 캐서린 헴프스테드 보건의료 정책 자문은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은 전국 단위, 심지어 주단위 공중 보건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정책을 도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시 체제에 준하는 가칭 ‘판데믹검사위원회’가 설립된다면 이런 제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는 산발적으로 시행되는 검사 프로그램들을 늘리고 서로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다. 개별 회사와 학교, 주 당국이 힘을 합쳐 효과적인 검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지난 8월 한 주지사 모임은 록펠러재단과 공동으로 수백만 명 분의 신속 항원 검사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모델에는 응당 사각지대와 불평등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국가 차원의 대응이 임기응변식에 그친다는 것도 문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카바이러스와 에볼라에 공공 및 민간기금이 몰렸다가 단기 위험요인이 해결되자 금새 잊혀지고 사라졌다. 치우 교수는 “당장 눈앞에 닥친 감염 확산을 막는 데만 급급한 근시안적 대응”이라며 “지카 바이러스를 진단하기 위해 계속해서 기금을 투입했더라면 지금처럼 실시간 진단 검사를 개발하느라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이 마저도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감염병 대응 패턴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좀더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애리조나에서 카르모나 교수는 건축 설계사들과 하수기반 역학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건물 단위의 추적에서 한발 나아가, 건물의 각 층 또는 각 방 단위로 병원을 추적해내는 것이다. 카르모나 교수는 “꼭 판데믹이 아니더라도 다른 종류의 감염병이나 생물학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미래에는 아픈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 지 좀더 정밀하게 추적하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될 것”고 말한다.

By Drake Bennett and Michelle Fay Cort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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